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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서브 컬쳐/Report

감상문 #01. NDC 2013 : 거의 모든 무기의 역사 <서양 판타지편>

by 몽묘 2025. 2. 17.

<발표 다시보기 링크> http://ndcreplay.nexon.com/NDC2013/sessions/NDC2013_0030.html#c=NDC2013&t%5B%5D=%EA%B2%8C%EC%9E%84%EA%B8%B0%ED%9A%8D

 

발표 제목 : 거의 모든 무기의 역사 <서양 판타지편>

발표 연도 : 2013년

 

발표자 1 : 이원 / N스퀘어 개발본부 1실 W디자인팀 / 게임 라이터
발표자 2 : 김한경 / N스퀘어 개발본부 1실 W엔지니어링팀 / 게임 프로그래머

 

 

<발표 내용>


어떤 게임의 캐릭터들은 여성과 남성의 의상이 다르다. 심지어 여성 캐릭터는 레벨이 높아지거나 게임의 퀄리티가 높아질수록 노출도가 높아지고, 방어구도 뭔가 약해진듯한 옷을 입는다. 이런 개연성 없는 게임을 하면서 게임에 계속 몰입할 수 있는가? 아니다. 본 세션에서는 게임에서 무기가 어떻게 표현되고,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하는지를 다룬다.

 

 

 

 

서양 판타지라고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시대가 언제일까? 중세시대에서 가장 로망이 있는 무기는 어떤 것들일까? 바스타드, 엑스칼리버, 글라디우스 등등이 나온다. 누군가는 검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한 양손검 (쯔바이 핸더)를 말한다. 그런데 이 무기들이 '언제 만들어졌는가' 확인해보면, 대부분은 중세 후기에 있었다. 이 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찾아보니, 십자군 전쟁과 백년 전쟁이 있었다.

이런 전쟁은 하루 아침에 일어난 전쟁이 아니다. 십자군 전쟁 전에도 오랜 시간 다양한 분쟁들이 있었다. 나라들 사이에서 중요하다고 볼만한 전쟁을 보겠다. 첫 번째가 트로이 전쟁이다. 두번째가 페르시아 전쟁이다. 이후로 펠레폰네소스 전쟁, 포에니 전쟁, 십자군 전쟁, 백년 전쟁으로 이어진다. 무기와 전쟁을 연도표로 구분해보니, 무기는 전쟁이 일어나면 발전한다. 게임은 새로운 무기를 만들 때마다 컨텐츠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무기를 바탕으로 판타지 컨텐츠들의 배경을 찾고, 연표로 구분해보면 이들은 암흑시대에 있다.

 

 

 


장검은 베기와 찌르기 둘 중 하나에만 특화되어있다면, 단검은 모두에 특화되어 있다. 단검은 세스하고 스크리머세스가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자리 잡고 있다. 이거는 보통 나이프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우리가 집에서 생각하는 식칼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음식도 깎고, 나무도 깎았다. 무기는 간단한 형태의 무기일수록 더 오랫동안 사람들한테 사랑 받는다. 

창은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가 필룸이라고 하는 창이 있다. 이 창은 일회용 창으로, 던지고 나면 찌그러져서 못 쓴다. 왜 이런 창을 쓰게 했을까? 창이라고 하는 무기는 보통 투척해서 쓰게 되는데, 투척을 해서 쓰고 나면 적이 다시 뽑아 다시 던지는 경우가 생겼다. 그런 경우를 막고자 필룸 같은 경우는 한 번 던지고 나서 찌그러지는 식으로 해서 로마 중장보병들 같은 경우는 이 창을 한 세네 개, 다섯 개, 여섯 개 많이들 들고 다니면서 집히는 대로 썼다.

크로스 보우는 4세기 이전부터 발명되었으나 당시에는 철의 품질이 좋지 않아, 고장이 많이 나고 수리도 어려웠다. 그렇기에 실제로 쓰인 것은 10세기가 넘어서이다. 양날 도끼는 도끼에 비해 날이 하나가 더 많아, 다루기도 어려웠고, 도끼날보다는 옆으로 때리는 경우도 많았다. 자주 쓰는 무기는 아니었지만, 바이킹 특유의 우락부락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사용했다. 이런 방식으로 무기에도 역사가 있다. 전술도 마찬가지이다.





실제 역사에서 무기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확인했다. 이것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까? 게임은 현실이 아니다. 현실에서 우리가 아무리 칼을 들고 수련을 해도 용을 때려잡을 수 없다. 현실에서 지금까지 연구해왔던 무기를 게임에 넣기 위해서 수치화를 해서 적용을 하게 되고, 그리고 축소하는 과정에 따라서 실제 우리가 게임에서 적용하는 무기는 현실의 무기와 약간 차이점을 가지게 된다. 

이제 실제 우리가 게임에서 역사적으로 서양 판타지 무기를 어떻게 표현해 왔고, 그 무기가 어떻게 발전을 해왔으며, 현실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9개의 게임을 통해 확인해 보겠다. 첫번째가 로그라이크 게임, 넷핵이다. 이 게임의 경우, 무기가 어떻고, 갑옷이 어떤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수치화가 되어 게임에 적용이 되고, 특별한 능력이 적용된다.

 

 


두번째 게임은 프리히스토릭(고인돌)이다. 2d액션게임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몬스터나 캐릭터는 히트박스를 가지고 있고, 그리고 공격을 하게 되면 무기에 히트박스를 치고, 이게 겹치는 순간 피격된다. 2D게임에서 무기가 등장해서 동작하는 기본 메커니즘이다. 이 게임에서는 돌도끼만 있으면 공룡이든 뭐든 다 때려잡을 수 있다. 

세번째 게임은 젤라아드이다. 조금 더 발전된 액션 슈팅을 보여주는 젤라아드는 다양한 장비가 존재한다. 트레이닝 소드부터 시작해서 마법 검까지 여러 개의 무기를 쓸 수 있고요, 방패도 그냥 방패부터 티타늄 실드까지 여러 개의 방패를 쓸 수 있다. 무기가 여러 가지 나왔으니까 성능에 차이가 있어야 된다. 수련검에서는 기본 대미지 1점에 레벨 나누기 2점만큼의 보너스를 받는다. 이걸로 몬스터를 잡으려면 수백대를 때려야 한다. 하지만 전설의 검을 장착하면, 1~2대에 죽는다. 더 좋은 무기를 얻어서 어려운 몬스터를 쉽게 때려잡고 “아 내가 강해졌구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무기를 등장시켜서 게임을 만드는 것의 보람이다.

액션RPG인만큼 여러 가지 액션을 해서 공격을 할 수가 있었다. 고인돌의 경우는 무기가 바뀌었을 때 대미지가 올라가는 것이지, 점프를 해서 때리면 대미지가 더 세진다 이런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내려찍기 공격을 하면 2배 대미지가 들어간다.


 


네번째 게임은 대항해시대이다. 프람베르그와 플레이트 메일을 찬 애한테 사브르로 공격하자, 방어력이 강화된다. 이 게임은 공격 턴에 ‘찌른다, 벤다, 친다’, 방어 턴에 ‘걷어낸다, 맞받는다, 비킨다’를 선택한다. 그리고 장비 아이템에도 옵션이 있다. 성기사의 검 설명을 보면 베기공격에 위력을 발휘하며, 성기사의 갑옷은 찌르기 공격을 제외한 모든 공격을 막아준다. 선택과 상성이 생긴 것이다.

잠깐 디아블로를 먼저 소개한다. 디아블로는 게임을 반복해 옵션이 좋은 무기를 획득할 수 있다. 예시로 'KING’S SWORD OF HASTE'라면, KiNG’S와 HASTE라는 옵션이 붙어 평범한 칼이 최강의 칼이 된 것이다. 다양한 랜덤 옵션이 게임에서 제공이 되면 콘텐츠 양이 방대하게 늘어난다. 평범한 COLOSSUS BLADE도 옵션이 몇개가 붙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아이템이 된다.

이후 게임은 3D의 시대로 넘어온다. 부시도 블레이드는 칼에도 다양한 상태가 있고, 캐릭터에게도 다양한 품세가 있다. 또 3차원 기술이 적용되어 평험한 히트박스 기술이 아니게 된다. 어깨를 맞으면 죽는 것이 아니라, 팔이 빠진다. 2004년에 개발된 마운트 앤 블레이드는 갑옷과 말이 등장하며, 장비에 품질이 생기게 된다. 더 좋은 품질의 장비는 성능이 뛰어나며, 이런 장비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화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던전엔 파이터로 넘어온다. 지금까지는 같이 높은 품질, 좋은 옵션의 아이템을 얻는 것이 메인 콘텐츠였다면, 던파의 경우는 강화를 통해, 내가 얼마나 강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라는 것 자체가 과시할 수 있는 거리가 된다. 강화는 스테이터스이자, 목표이자, 도전과제이다. 

강화 시스템은 어떤 것이 이점이냐? 콘텐츠 조절하기 정말 좋다. 마법 옵션 같은 것 새로 만드는 거랑 강화 만드는 거랑 비교하면 강화가 훨씬 쉽다. 이후에는 디아블로 게임이 나온다. 앞서 설명한 특징을 빼고,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경매장이다. 게임을 만들면서 게임 속에 나오는 무기가 이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구나 라고 인정을 하던 것이 게임 제작에 반영된 것이다. 

 

 



게임 안에서 무기는 실제 무기를 게임화하기 위해, 수치화를 하고, 인벤토리를 가지고, 히트박스가 생기며, 속성이 생기고, 속성이 랜덤배치하게 되었다. 기술이 발전할 수록 게임의 무기 역시 발전한다. 그리고 우리는 게임을 만들때 고증에 연연하지 않는다. 게임은 재밌으면 끝이다.  

하지만 재미를 위해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 게임성이나 작품성을 떨어트린다는 이미지를 만든다. 오해다. 티타늄 장비가 나와서는 안된다가 아니라 티타늄 장비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행복해야한다. 고증을 꼭 지켜서 빡빡하게 만들면 게임이 너무 어려워 질 수가 있다. 플레이어가 보스가 실제로 죽진 않았어도 보스를 죽였다고 이야기하듯이.

 

 

 



우리가 시적 허용을 사용하듯이, 게임 속의 허용이 필요하다. 역사를 보고 고증을 따지는 이유는 무기가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무기의 영향을 받아 발전하고, 전혀 상관없는 다른 기술 때문에 평범했던 무기가 더 강해지고, 그리고 간단한 무기일수록 오래 사랑 받고, 무기 사용하는 집단에 따라서 그 전술이 바뀌기 때문에, 전술의 개념이 바뀌었기 때문에,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부분이 게임에 묘사가 된다면 그 게임은 훨씬 더 재미있고 작품성이 깊어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게임 속 무기와 역사 속 무기의 발전이 가지고 있는 개연성은 상반되지 않는다. 현상을 관찰하고, 모델을 수립하고, 적용하는 것이 재미의 큰 부분이다.

무기는 도구다. 무기와 도구를 발전시킨 것은 언제나 수요와 상상력이었다. 그리고 무기와 도구는 환경을 극복하고, 환경을 바꾸기까지 이르렀다. 게임은 지금 단순한 유희의 수단이지만, 세상을 바꾸는 도구로서 게임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 세상을 바꾸는 도구로서의 게임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뭔가 이미지를 올려서 구분선처럼 쓰고 싶은데... 컴퓨터에 자캐짤 밖에 없네;;

 

<발표 감상평>

 

게임에 '게임만의 허용'이 가능한 이유는 그것이 이용자가 바라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발표 중 소개된, '딸피', '보스를 죽였다' 등등의 표현도 게임사가 만든 표현이 아니다. 모두 이용자가 만든 표현이다. 무기의 발전도 동일하다. 발표되진 않은 내용이지만 무기에 내구도나 무게를 표현한 무기 시스템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그런 시스템을 가진 게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용자들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이용자가 원하는 무기 시스템을 만드는가? 이용자 개인마다 원하는 무기 시스템을 우린 만들 수 없다. 게임은 1:1 실시간 소원접수 소통창구 같은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만들어진 시스템을 '자신이 원하게 유도'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TRPG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 설정을 만들어오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진행하는 TRPG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모든 것을 설정할 순 없지만, 플레이어가 '설정하고 싶어하는 것'을 미리 추려놓고, 그 안에서만 직접 설정하게 한다. 이로서 플레이어는 게임이 자신의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적당히 만족'하는 결과가 나온다.

 

생각해보니, 이런 시스템을 사용한 게임이 2023년 즈음 유행한 체스/오토/뱀서류 게임이며, 그 덕분에 흥행을 얻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다만, 해당 게임들이 그런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경기를 끝내면 경기 내의 자본이 처음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전략적 팀 전투'에서 새로운 경기를 시작하면, 이전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었던간에 모든 플레이어는 1레벨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MMORPG에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플레이어가 갑자기 자신이 쌓아온 경험이 0이 된다면 납득할 수 있을까?  아니면 처음의 선택으로 앞으로 느낄 게임의 재미가 결정되어 버린다면, 납득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TRPG 게임 이용자들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결말에 다다르면, 새로운 게임을 할 때 설정을 바꾸기도 한다. 이처럼 선택의 기회가 게임 전체적인 구조에서 무한해야한다. 그리고 이 선택을 게임 이용자가 원하는 또다른 영역인 MMORPG의 핵심적인 재미와 결합시켜야 한다. 협동, 도전, 획득이다. 협동을 통해서 선택의 기회를 얻고, 도전을 통해 무기의 새로운 능력을 시도하고, 반복 끝에 원하는 능력을 획득하게 된다면 이상적인 모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