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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서브 컬쳐/Report

감상문 #04. NDC 2013 : 게임의 재미를 구성하는 세가지 축.

by 몽묘 2025. 2. 26.

<발표 다시보기 링크> http://ndcreplay.nexon.com/NDC2013/sessions/NDC2013_0045.html#c=NDC2013&t%5B%5D=%EA%B2%8C%EC%9E%84%EA%B8%B0%ED%9A%8D

 

발표 제목 : 게임의 재미를 구성하는 세가지 축.

발표 연도 : 2013년


발표자 1 :  하지훈 / 마비노기영웅전 라이브 2팀 / 서버 프로그래머 

 

 

<발표내용>

 

게임은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되어 왔다. 시드 마이어는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라고 했으며, 리처드 바틀은 MMORPG 유저들의 성향을 분석해 Killers, Achievers, Socializers, Explorers 네 가지로 구분했고, 각 유형이 선호하는 콘텐츠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요한 호이징가는 "유희는 인간의 본질이며 정신적인 창조 활동이다."라고 했으며, 라프 코스터는 "게임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기능을 습득하는 훈련이다."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들은 실제 게임 개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이번 발표에서는 게임 개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발표에서는 게임을 ‘상호작용’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말하는 상호작용이란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게임과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자극을 주면, 플레이어는 이에 반응하고, 다시 게임이 새로운 자극을 제공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는 게임 플레이의 본질이며, 결국 게임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판단’과 ‘행동’이다. 게임의 요소를 분석하면 판단에 해당하는 요소, 행동에 해당하는 요소, 그리고 그 외의 요소로 나눌 수 있다. 이 세션에서 말하는 ‘게임의 재미를 구성하는 세 가지 축’은 바로 판단, 행동, 그리고 그 외의 요소들을 의미한다.

 

 

 


테트리스는 블록을 어디에 놓을지 결정하고, 정해진 위치에 정확히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저는 최적의 블록 배치를 위해 머리를 써야 하므로, 이 과정은 퍼즐 요소에 해당한다. 반면, 빠르게 블록을 이동하고 회전시키는 과정은 신체적 컨트롤이 필요한 액션 요소다. 그래픽, 사운드, 점수 랭킹 시스템 등은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콘텐츠 요소다.

게임은 퍼즐, 액션, 콘텐츠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퍼즐은 문제 해결을 위한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요소이며, 테트리스에서는 블록 배치 결정이 이에 해당한다. 액션은 신체적 능력을 요구하는 요소로, 블록을 빠르게 조작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콘텐츠는 그래픽, 사운드, 경쟁 요소 등으로 유저의 몰입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퍼즐과 액션은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를 구성하고, 콘텐츠는 이를 보완하여 유저 경험을 풍부하게 만든다.

 

 


퍼즐 앤 드래곤도 퍼즐, 액션, 콘텐츠 세 가지 요소로 분석할 수 있다. 퍼즐 요소는 던전에 어떤 몬스터를 데려갈지, 속성 간 상성을 고려한 팀 구성, 콤보를 극대화하는 전략, 몬스터 획득 및 조합을 통한 성장 방법 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액션 요소는 단 하나로, 5초 이내에 드롭을 정확하게 이동시키는 조작 능력이 요구된다. 콘텐츠 요소는 몬스터 수집, 일러스트, 사운드 등으로, 플레이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퍼즐과 액션 요소가 강한 게임이다. 퍼즐 요소는 아이템 구매 전략, 챔피언 상성 분석, 상대 챔피언을 제압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탑에 있는 티모는 트롤인가?’와 같은 판단도 퍼즐적인 사고에 해당한다. 액션 요소는 CS를 정확히 먹는 컨트롤, 상대 챔피언의 스킬을 피하는 움직임, 한타에서 적절한 스킬을 사용하여 전투를 유리하게 이끄는 능력 등에서 드러난다. 콘텐츠 요소는 챔피언의 스토리, 스킨과 같은 외적인 요소들로, 직접적인 게임플레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유저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든다. 이처럼 게임을 퍼즐, 액션, 콘텐츠로 구분하여 분석하면, 각 게임이 어떤 요소를 중심으로 설계되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초딩때 마영전 서큐언니 엄청 좋아하고 커서 서큐언니가 되고 싶었는데 청불이었음 흑흑 분하다


이러한 분석을 왜 해야하는지, 본론으로 넘어가보겠다. 라이브 게임 개발자는 유저가 플레이하는 동안에 다음 업데이트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3개월마다 한 번씩 업데이트를 한다고 하면, 그 업데이트 한 번으로 유저의 3개월간의 플레이 타임을 벌어야 한다. 만약에 우리가 3개월 동안 개발해서 업데이트를 했는데 유저는 3시간밖에 플레이하지 않았다면, 유저는 떠나가고 우리는 업데이트에 실패한 게 된다.

콘텐츠는 퍼즐이나 액션에 비해서 빨리 소진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한 달 동안 개발해서 프리셀이나 갤러그 같은 퍼즐과 액션 요소가 강한 게임들을 개발한다고 하면, 이것들은 그래도 제법 플레이 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원숭이 섬의 비밀 같은 어드벤처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면, 한 달 개발해서 2~3시간을 벌기도 어렵다. 대표적인 콘텐츠라고 볼 수 있는 스토리 같은 경우에도 한 번 읽고 나면 끝이다. 한 번 읽고 나면 그걸 다시 읽어주는 유저는 극소수다.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서큐버스 업데이트를 했을 때 유저들은 "대박이다!" 하면서 떠났던 유저들이 다시 게임을 깔고 돌아왔다. 하지만 서큐버스의 섹시함은 결국 2~3번 같은 던전을 돌다 보면 무뎌지고, 유저들은 단순히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화려한 그래픽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감흥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라이브 게임 개발자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퍼즐과 액션 요소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명 5가 장기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해도 결국 평생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퍼즐과 액션은 시간을 버는 데 있어서 특별한 역할을 한다.

액션은 본질적으로 수명이 길다액션은 반복 훈련을 통해 플레이어를 단련시키고 성장하게 만드는 요소다. 대표적으로 슈퍼마리오에서 점프해서 버섯을 밟는 액션은 개발 기간에 비해 긴 플레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처음에는 성공률이 낮지만 반복할수록 능숙해지면서 재미가 찾아온다. 즉, 액션은 반복 플레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마비노기 영웅전이 액션 게임이 아니고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었다면, 콘텐츠가 빠르게 소진되어 사라졌을 것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이 3개월마다 한 번씩 업데이트를 하면서도 유저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액션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퍼즐은 액션과 다르다. 퍼즐은 본질적으로 반복 플레이가 없고, 한 번 풀고 나면 끝나는 콘텐츠와 같다. 그러나 퍼즐의 수명이 길어질 수 있는 이유는 퍼즐이 수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자동 생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도쿠 퍼즐은 한 판을 푸는 데 10~15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무한히 새로운 퍼즐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따라서 라이브 게임 개발자들은 콘텐츠보다 퍼즐과 액션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퍼즐의 조건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문제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유저가 논리적인 추론을 하게 해야 한다. 셋째, 유저의 선택이 의미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먼저, 문제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퍼즐은 본질적으로 플레이타임이 짧기 때문에 이를 늘리려면 다양한 문제를 제공해야 한다. 또, 퍼즐이 다양하지 않으면 공략에 의해 쉽게 무력화된다. 유저들은 머리를 쓰고 싶어 하지 않지만, 머리를 써야 재미를 느낀다. 공략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유저에게 "공략을 보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공략을 보더라도 직접 풀어야 하는 퍼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스도쿠는 문제 하나의 해답이 공개되면 그 문제는 바로 무용지물이 되지만, 스도쿠를 푸는 방법 자체는 공략을 봐도 적용해야 하므로 퍼즐로서의 가치가 유지된다.

다음으로, 유저가 논리적인 추론을 하게 유도해야 한다. 유저들은 복잡한 문제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적절한 고민을 유도하면 재미를 느낀다. 디아블로의 아이템 툴팁이 좋은 예다. 새로운 무기를 얻었을 때, 유저는 기존 무기와 비교하려 하지만 계산이 복잡하면 직접 실험해보는 방법을 선택해버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디아블로는 "초당 공격력"을 명확하게 표시해 두었다. 이를 통해 유저는 최소한의 고민을 하면서도 무기 선택에 대한 논리적인 추론을 하도록 유도된다.




마지막으로, 유저의 선택이 의미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이는 시드 마이어가 말한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라는 개념과 연결된다. 문명 시리즈는 한 번의 선택이 이후 상황에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순순히 금을 넘긴다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간디의 대사는 선택이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를 잘 보여준다. 스타크래프트 역시 퍼즐적 요소와 액션이 결합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특정 상황에서 전략을 고민해야 하며, 상대방의 플레이에 따라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랜덤 생성이 아니라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내며, 미니맵과 정찰 같은 요소를 통해 정답을 추론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반면, 캐릭터 선택은 좋은 퍼즐이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특정 캐릭터가 약하다는 정보가 공략으로 퍼지면 유저들은 그 캐릭터를 선택하지 않게 된다. 또한, 캐릭터 선택 화면에서는 각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논리적인 추론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밸런스 패치로 인해 캐릭터의 성능이 변하기 때문에 선택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결과적으로, 캐릭터 선택은 고민을 유도하는 요소일 수는 있지만, 의미 있는 퍼즐적 요소는 아니다.




좋은 액션의 조건도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성장에 대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먼저, 긴장감을 유지하려면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이 공존해야 한다. 액션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100% 성공하거나, 100% 실패하지 않는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드래곤 플라이트 같은 게임은 조작이 간단하지만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든다. 플레이어는 "내가 왜 실패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게임 플레이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액션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 요소다.

다음으로, 액션의 재미는 반복을 통해 능숙해지는 것에서 온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액션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철권의 공중콤보가 좋은 예다. 철권에서는 공중콤보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이는 단순히 강력한 기술이어서가 아니라, 게임이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공중콤보를 반복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잘못된 격투 게임 디자인에서는 공중콤보의 데미지가 낮아 평타 싸움만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액션의 반복성을 저해하는 요소다. 철권이 공중콤보를 강조하는 방식은 유저가 이를 연습하고, 대전에서 활용하도록 만드는 좋은 예다. 실제로 철권의 콘솔 버전에는 반드시 연습 모드가 포함되는데, 이는 유저들이 반복적인 연습을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성장에 대한 보상이 제공되어야 한다. 액션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었음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반복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에 대한 보상은 액션 게임에서 자칫 간과하기 쉬운 요소지만, 플레이어의 몰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철권의 공중콤보 같은 경우, 플레이어가 점점 더 성공률을 높여가면 승률이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즉, 성장 자체가 곧바로 승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추가적인 보상이 필요하지 않다. 플레이어는 "내가 공중콤보를 성공했더라면 이기지 않았을까?" 혹은 "이걸 실패했으면 졌을 텐데!"와 같은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실력 향상이 곧 승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체감한다.

 

 


반면, 스타크래프트처럼 승패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게임에서는 성장에 대한 추가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군단의 심장에서는 경기 종료 후 운영 능력 탭을 통해 플레이어의 평균 미소비 자원, 오버로드 막힘 시간 등의 데이터를 보여준다. 특히, 플레이어가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두었을 경우, 이를 별표로 표시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러한 피드백 시스템은 패배한 유저에게도 "비록 졌지만, 나는 성장하고 있다"는 위안을 제공하며,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성장에 대한 보상을 설계하는 것은 장기적인 플레이 지속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게임 디자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윈드러너는 단순한 점프 액션을 반복하게 하지만, 유저가 집중을 놓지 않도록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또한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해 유저가 자연스럽게 성장하며, 성장에 대한 보상으로 순위 상승을 제공한다. 이처럼 윈드러너는 액션 게임의 중요한 요소인 긴장감, 반복, 성장과 보상을 효과적으로 설계한 사례다.

퍼즐과 액션이 콘텐츠보다 중요한 이유는 개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퍼즐과 액션이 탄탄하면 유저들이 오랜 시간 즐길 수 있어 콘텐츠 추가 주기를 늦출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던 워페어 3는 1년 만에 개발되었지만 플레이타임이 5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패키지 게임이기에 용인될 수 있었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업데이트에 1년이 걸리고 콘텐츠 소진이 5시간 만에 끝난다면, 유저들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다.

 

콘텐츠는 유저를 게임에 붙잡아두고 감동을 주는 역할을 한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화려한 액션을 강조하지만, 유저들이 호평하는 요소는 그래픽, 사운드, 감동적인 스토리다. 또한 배틀필드 4의 인게임 무비는 많은 유저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었으며, 이는 콘텐츠가 유저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개발에서는 우선적으로 퍼즐과 액션을 완성도 높게 만들어 개발 시간을 벌어야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퍼즐과 액션을 탄탄하게 설계하여 신 챔피언을 자주 출시하면서도 유저들이 꾸준히 플레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퍼즐과 액션이 잘 만들어지면 콘텐츠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정리하자면, 퍼즐은 머리를 쓰는 요소이며 자동 생성이 가능해 게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액션은 컨트롤을 요구하며,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해 유저가 성장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콘텐츠는 유저를 끌어들이고 감동을 주는 요소이지만, 개발 시간 대비 효율이 낮아 퍼즐과 액션이 충분히 준비된 후 보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퍼즐과 액션이 탄탄하면 유저들이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고, 그 시간을 활용해 더욱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게임 운영이 가능해진다.

 

 

 


<발표 감상평>

 

발표의 내용이 알차기도 했고, 나는 긴 글을 못 읽는 다메닝겐이니까 한 번 더 정리를 해보도록 할까... 사실 한 번만 정리해도 엄청 잘한거야 두 번 정리는 대단한거다. 스스로 기뻐해라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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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재미를 구성하는 세 가지 축’은 바로 판단(퍼즐), 행동(액션), 그리고 외적 요소(콘텐츠)이다.
퍼즐은 머리를 써야 하고, 액션은 신체적 능력을 요구하며, 콘텐츠는 게임에 몰입시킨다.
퍼즐과 액션은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를 구성하고, 콘텐츠는 이를 보완하여 유저 경험을 풍부하게 만든다.

퍼즐은 본질적으로 반복 플레이가 없고, 한 번 풀고 나면 끝나는 콘텐츠이다.
좋은 퍼즐이란, 문제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논리적 추론을 해야하며, 선택에 의미가 있다.
따라서 퍼즐은 공략에 무력화되지 않아야하고, 최소한의 고민을 제공하고, 특정 상황에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단, RPG 같은 육성 게임에서 캐릭터 선택을 고민하는 행위는 의미있는 요소가 아니다.
퍼즐의 장점은 수학과 연관이 있어 자동 생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액션은 반복 플레이를 기반으로 플레이어를 단련시키고 성장하게 만드는 요소다.
좋은 액션이란, 긴장감을 주고,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성장에 대한 보상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액션은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이 공존하고, 반복을 연습할 환경을 제공하며, 실력 향상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액션 게임에서는 직접적인 피드백을 통해 실력 향상이 곧 승리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으며,
피드백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패배한 이용자에게도 동기를 부여시켜야 한다.

콘텐츠는 일회성으로, 퍼즐과 액션에 비해 빠르게 소진된다.
퍼즐과 액션은 개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보다 중요하다.

(콘텐츠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안 알려주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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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의 일회성이라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장시간 플레이 되는 퍼즐과 액션의 특징들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이상적인 컨텐츠를 찾기 위해, 지금까지 플레이 해 본 게임들 중에서 좋은 예시를 찾지 않을까 한다.

 

1. 퍼즐과 컨텐츠의 결합 - 거짓의 윤무곡 (일본 FUN UNIT) / 영원한 7일의 도시 (중국 Netease)

 

컨텐츠가 일회성이 아니려면, 컨텐츠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거짓의 윤무곡은 스토리 내에도 다양한 엔딩이 존재하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엔딩까지 보유하게 되는 기사(동료)의 수도 다양하게 된다. 초반의 동료 획득을 위해서는 약속된 공략을 따르지 않으면 엄청난 고난이도일 정도로 지능 플레이을 요구하고, 후반의 동료 획득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빌드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료 하나하나가 아주 소중하다.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특정 동료가 전장에 존재하면 발생하는 이벤트'나, '동료와 동료 사이의 상호작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매니아들에게는 모든 동료를 획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였던 게임.

이런 면으로 생각하면 '환상수호전 티어크라이스'도 떠오르는데, 108명이나 되는 동료(수집 요소)가 있지만,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엔딩'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어가 여러번 게임을 반복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즉, 플레이어의 노력에 따라 획득이 달라지는 수집 요소와 엔딩이 있어야 한다는 점.

 

엔딩과 수집 요소를 극한으로 활용한 경우가 '영원한 7일의 도시'이다. 이 게임은 오직 플레이어의 선택을 통해서만 시간이 흐르고,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일이 달라지고,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 자체가 하나의 두뇌 자극 요소로 작용한다. CG나 신기사(동료)를 수집하는 것도 좋지만, 100개가 넘는 엔딩이 있는 것이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스토리의 매력을 느낀 플레이어들은 엔딩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위해 게임을 지속한다. 선택에 대한 피드백을 주듯이, 동일한 엔딩에서도 플레이어가 지금까지 선택한 선택지들에 따라 엔딩의 세부 내용에 변화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 포인트.

다만, 이러한 멀티 엔딩이라는 점은 필드가 존재하는 PC게임에서는 엔딩에 따른 필드와 맵 요소들을 추가 제작해야하니 개발 비용 문제로 준비하기 어렵다. 여기에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원신'의 나타 마신 임무가 아닐까 한다. 나타 마신 임무에서 여행자는 나타와 심연의 전쟁에 참여해 다양한 전장을 선택해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누군가는 죽고, 심연은 나타에서 물러가며, 여행자는 나타를 구한 영웅이 된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여행자가 나타의 추모비를 읽는 것으로, 자신이 구하지 못한 누군가는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엔딩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과 노력에 대한 피드백'이다.

 

 

2. 액션과 컨텐츠의 결합 - 뉴 단간론파V3 (일본 스파이크 춘소프트)

 

액션은 정말 명료하게 말하자면, '피지컬 요소'이다. '피지컬 요소에 영향을 받는' 경우는 되게 많다. 대표적인 것이 '용과 같이', 튜토리얼에서 무조건 져야하는 보스를 그냥 주먹으로 후드려 패버리면 스토리에 변화가 조금 일어나긴 한다. 이건 자주 이용하는 클리셰이긴 한데, 이런 것을 넣는다고 컨텐츠가 일회성이 아닌 것은 아니다. 컨텐츠는 피지컬 요소에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뉴 단간론파V3은 컨텐츠 진행 도중에 액션인 '논파(슈팅 요소)'이 진행된다. 단간론파 시리즈의 '학급 재판'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대화하는 사이 빠르게 지나가는 '모순(과녁)'에 '말 탄환(총알)'을 맞추면 스토리가 올바르게 진행되는 방식이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V3에서는 '집중 상태에서만 보이는 V포인트가 존재'하며, 해당 포인트에 정확하게 명중하면 '특별 연출과 추가 점수'를 얻는 'V논파 성공'이 된다. 피지컬 시도에 따라 추가 보상을 얻는, 컨텐츠가 피지컬에 영향을 받는 예시이다.

컨텐츠가 피지컬에 주는 예시 또한 해당 게임에 들어가있는데, 학급 재판의 전단계인 '일상편'에서 주인공이 다른 등장 인물들과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는데 성공했다면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다. 이 능력은 학급재판 직전에 장착해서, 슈팅게임인 논파의 난이도를 낮추거나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난이도를 높일 경우 추가 보상의 양이 좋기 때문에 긍정적 피드백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현대 라이브 게임에서 컨텐츠가 피지컬에 영향을 주는 방법으로도 사용되는데, 컨텐츠에서 도전과제나 칭호를 받고 피지컬 요소에서 미미한 수준의 이득을 보게 설계되어 있다. 

 

생각한 내용을 요약하면, 1.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수집요소, 2. 멀티 엔딩을 통한 선택의 피드백, 3. 컨텐츠 도중 액션의 진행, 4. 컨텐츠의 결과로 액션의 완화 또는 심화가 아닐까?

 

+ 02.26. 16:18 추가

'이터널 리턴'에는 각 도전과제에 짧은 스토리가 붙어있어, 플레이어가 스토리의 모든 내용을 보려면 어려운 도전 과제를 반복해서 해결해야 하는 피지컬이 필요하다. 퍼즐(반복성 플레이)와 액션(피지컬 요소), 컨텐츠(스토리)가 잘 결합한 예시가 아닐까?

 

+ 02.27. 23:43 추가

액션과 컨텐츠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에 있는 다양한 경우를 생각해보았는데, '컨텐츠 - 액션 - 컨텐츠'의 꼴을 이루는 포괄식 형태를 가진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 정확하게는 '액션에 영향을 주는 컨텐츠 - 컨텐츠에 영향을 받은 액션 - 액션에 영향을 받은 컨텐츠'이겠다. 반대로 '액션 - 컨텐츠 - 액션'의 포괄식도 가능할 것 같은데... 당장 떠오르는 것은 보스 전투 사이의 페이즈 전환?

 

발표는 30분짜리였는데, 왜 이렇게 적을게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