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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서브 컬쳐/Report

감상문 #06. NDC 2013 : 미운오리 새끼와 이무기의 시각에서 본 Art Game & Game Art.

by 몽묘 2025. 3. 4.

<발표 다시보기 링크> http://ndcreplay.nexon.com/NDC2013/sessions/NDC2013_0099.html#c=NDC2013&t%5B%5D=%EA%B2%8C%EC%9E%84%EA%B8%B0%ED%9A%8D

 

발표 제목 : 미운오리 새끼와 이무기의 시각에서 본 Art Game & Game Art.

발표 연도 : 2013년


발표자 1 :  김대홍 / 서울예술대학교 고문 / 컴퓨터 프로그래밍, 게임디자인 /전 Walt Disney, Semiotic Techonologies 소속 게임 개발자

 

 

<발표내용>

 

게임은 사회적으로 외면받는 미운 오리새끼나 이무기와 같은 존재로 인식된다. 게임 산업은 대중매체에서 알려진 모습과는 다른 형태로 변하고 싶어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에 직면해 있다. 발표자는 게임이 예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게임이 현재의 위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발표자는 예술의 정의를 조사했으며, 예술의 어원을 살펴본 결과, 예술은 본래 기술이나 숙련도를 의미하는 개념이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Artist Shit’이라는 작품은 1961년 피에르 만조니가 자신의 대변을 캔에 밀봉하여 판매한 것으로, 초기에는 37달러였으나 이후 수억 원에 거래되었다. 그는 예술의 본질을 고민한 끝에, ‘예술가가 하는 것이 예술이다’라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따라 숨결을 봉지에 담아 판매하는 등의 작업을 이어갔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도 예술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신기한 것을 보면 ‘예술이다’라고 표현하고, 때로는 반어법으로도 사용한다. 그러나 정작 예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지금까지도 그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찾지 못했다.


 


예술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면, 예술을 구성하는 요소를 살펴봐야 한다. 회화 같은 이미지, 영화 같은 동영상, 연극이나 무용 같은 퍼포먼스, 음악, 사운드, 희극 같은 스토리, 설치미술, 건축적 장식,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 등이 모두 예술의 요소로 인정된다. 이 개념에서 ‘Art’ 대신 ‘게임’을 대입해 보았더니, 게임 역시 이미지, 동영상, 퍼포먼스, 음악, 설치미술, 장식, 스토리를 포함하고 있으며, 현대 기술을 통해 상호작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즉, 게임은 예술과 다를 바 없으며, 게임 속의 예술적 요소를 ‘게임아트’라고 부를 수 있다.

게임아트는 게임 속 예술적 요소들을 의미한다. 이미지, 동영상, 퍼포먼스, 스토리 등이 포함되며, 그렇다면 이러한 요소들만으로 게임이 성립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다시 예술의 정의를 찾던 중, 공신력 있는 자료로 브리테니카 사전을 참고했다. 브리테니카 사전에서는 예술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심미적 대상, 환경, 경험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기술과 상상력을 동원 및 발휘하는 인간의 활동과 성과’라고 정의했다. 이 정의에 ‘게임’을 대입해도 모순이 없었으며, 이에 따라 ‘아트게임’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는 게임 자체가 예술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장르를 의미하며, 대표적인 예로 패세지, 그레이비하드, 플라워 등이 있다. 이러한 아트게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다.




미국의 저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2008년 자신의 블로그에서 “게임은 절대로 예술이 될 수 없다”라고 단언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가 제시한 주된 논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 게임은 고등예술(순수예술)처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지 않으며, 오로지 ‘재미’라는 목적을 위한 매개체일 뿐이라는 점이다. 순수예술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다고 보았다. 

둘째, 게임에는 원작자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순수예술은 창작자가 자신의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 전달하지만, 게임은 플레이어의 조작에 따라 스토리와 비주얼, 음향이 변하기 때문에 창작자의 일관된 메시지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게임이 절대로 고등예술이 될 수 없다고 단정했다.




게임 업계에서도 게임의 정의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으며,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그것은 목적, 규칙, 재미이며, 이 세 단어가 빠진 정의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 교수 JCCL이 정리한 개념에 따라 게임을 시스템적으로 디자인할 때, 게임의 요소는 구조, 미학, 스토리, 기술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은 게임이 구현되는 매개체를 의미하며, 가위바위보에서는 손, 공기놀이에서는 공기가 기술이 될 수 있고, 비디오 게임에서는 컴퓨터가 그 역할을 한다. 미학은 감각적인 요소로서, 시각적·청각적 표현과 촉감을 포함한다. 스토리는 서사적 요소로, 예술 전반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구조는 게임만이 가지는 독특한 요소로, 시스템과 규칙, 목적을 포함하며,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즉, 게임은 다른 예술과 달리 구조라는 요소를 통해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체라는 특징을 가진다.




게임의 요소 중 하나인 '미학(에스테틱)'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한국에서는 이 단어가 미학으로 번역되었지만, 이는 일본 학자들의 연구를 거쳐 도입된 용어이며, 본래 미국에서는 다르게 사용된다. 에스테틱을 단순히 ‘아름다움’과 관련된 개념으로 한정하는 것은 오역에 가깝다. 실제로 영어권에서 에스테틱은 감각적인 경험을 의미하며, 단순한 미적 판단을 넘어 감각을 통해 인식하는 모든 경험을 포함한다.

에스테틱의 어원을 살펴보면, 그리스어 αἰσθητικός에서 유래되었으며, 이는 ‘인지하다, 느끼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더 나아가 이와 관련된 동의어를 조사해보면, gasp(놀라다), breathing(숨을 멈추다), taking(숨을 참다)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데, 이는 우리가 강렬한 감각적 경험을 했을 때 보이는 즉각적인 반응과 연결된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이거 예술인데?”, 아름다운 대상을 보았을 때 “예술이다.”, 감동적인 장면을 접했을 때 “기가 막힌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처럼, 예술은 철학적 개념을 넘어서 순간적인 감각과 감성적인 반응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개념은 동양 철학에서도 유사하게 해석될 수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깨닫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이 단어를 분석해 보면 '깨'는 기존의 틀을 부수는 행위이며, '닫다'는 닫혀 있던 것을 여는 것 혹은 새로운 영역에 닿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강렬한 감각적 경험을 통해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거나 새로운 인식의 영역에 도달하는 순간이 바로 ‘깨달음’이며, 이는 곧 예술적 경험과도 연결된다. 따라서 예술은 단순히 고차원적이거나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감성적으로 충격을 주고, 순간적인 인식을 변화시키는 경험 자체라고 볼 수 있다.


 

 

2년 전, 넥슨 측에서 게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학계와 협력하는 방안을 제안했을 때, 발표자는 예술계와 협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후 넥슨은 실제로 게임 아트를 활용한 아트 전시회를 개최하였으며, 이는 게임의 예술적 가치를 부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게임의 매력 중 하나는 성장에 있다. 사람들이 게임을 계속하는 이유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김남중 교수도 자녀가 게임을 즐기는 이유가 바로 게임 속에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게임을 하는 동안 이용자는 자신의 능력이 향상됨을 느끼고, 이는 현실에서의 성장과 유사한 만족감을 제공한다.

 

 

 


게임은 관심 유발과 동기 부여를 통해 재미와 보상을 제공한다. 게임 내 보상 요소는 다양하며, 점수 상승, 플레이 시간 연장, 새로운 스테이지 개방, 특별한 장관 감상,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옵션 증가, 능력 강화, 자원 확보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모든 요소는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단순히 성장 요소를 선형적으로 배치하면 플레이어는 금세 싫증을 느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게임 디자이너들은 난이도를 조절하여 적절한 도전과 보상의 균형을 유지한다. 플레이어의 기술 숙련도와 성장 속도에 맞춰 게임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우리는 '재미' 혹은 '게임 밸런스'라고 부른다. 적절한 난이도 조절이 이루어질 때, 게임은 지속적인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다.




성장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예술은 감성적으로 "아!" 하는 순간을 통해 깨달음을 주며 우리를 성장시킨다. 게임은 놀이의 개념을 포함하며, 원래 일과 구분이 없었기 때문에 놀이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회를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 교육은 지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학습을 통해 지식을 쌓고 사고력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감성적으로, 교육을 통해 지적으로, 그리고 게임이나 일을 통해 경험적으로 성장한다. 따라서 게임이 예술인지 아닌지를 논하는 것을 넘어, 개발자라면 성장 코드에 맞춘 기막힌 깨달음을 유저에게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발표 감상평>

 

내용을 짧게 요약하면, 예술은 단순히 고차원적이거나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감성적으로 충격을 주고, 순간적인 인식을 변화시키는 경험이다. 따라서, 게임이 가지고 있는 특징인 '성장'을 잘 만들어낸다면 예술이 될 수 있다. 게임 속의 성장은 현실의 성장과 같은 만족감을 준다. 이 만족감(재미)를 위해서는 플레이어의 기술 숙련도와 성장 속도에 맞춰 게임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짧게 이야기해서, 게임은 플레이어가 재미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쉽거나, 어려워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다만, 나는 이것이 기술에 한정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그래픽은 너무 단순해서 소비자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너무 과해서 컴퓨터에서 구동하기에 어려움을 겪어선 안 된다. 플레이 타임은 너무 짧으면 쉽게 이탈하고, 너무 길면 진입 장벽이 된다. 그러한 밸런스를 지켜야 한다는 무난한 발표 내용이다.

 

다만, 게임을 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능력, 취향, PC사양, 시간 등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다, 기획자라면 다양한 소비자들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게임은 하나의 재미를 강요하기 보다는, 재미의 저점과 고점을 확보하고, 플레이어가 이를 선택해서 즐기게 해주거나, 도전하는 것을 격려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내가 게임 기획자로 도전하는 RPG 장르에서, 이런 재미를 잘 구현했다고 생각하는 RPG는 AxE이다. 모든 맵이 연합 진영과 제국 진영으로 나누어져 있어, 연합 진영의 플레이어라면 연합 진영의 지역에서 큰 어려움 없이 사냥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제국 진영으로 들어가 데미지가 감소하면서 PK당할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효율의 플레이를 추구할 수 있었다. PK플레이를 선호하지 않는 플레이어들도 부담없이 PK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맵 중앙에 전장 비슷한 컨텐츠도 있었던 기억한다.

 

핵심은 플레이어가 플레이 방법을 선택하는 것에 높은 선호도가 있는 형식이고,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들을 한 번 쯤은 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유도를 해주는 것이다. PK, PVP가 없는 일반 RPG라면, 플레이어가 제약 조건을 통해 더 높은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해주고, 선택에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그 제약 조건을 충분하게 준비하고, 때로는 다른 제약 조건을 선택해볼 수 있도록 도전 과제, 이벤트, 랭킹 시스템 등을 열어주면 될 것이다.

 

쥐어짜내서 뭘 적어보려고 해도, 내용이 너무 쓸 게 없네... 음...